대기업이나 스타트업의 성공 이야기는 자주 들리지만, 지역의 작은 가게들은 늘 생존의 문제에 더 가까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라이콘(LICORN) 프로젝트와 립스(LIPSⅡ) 지원제도는 소상공인에게도 유니콘 못지않은 성장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에서 출발해 세계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제도적으로 열어주는 것이다.
라이콘(LICORN)이란?
라이콘은 Local Innovation Corporate Rising New의 약자로, 지역에서 혁신을 일으키며 성장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춘 소상공인을 뜻한다. 과거 스타트업의 성공 모델을 ‘유니콘(Unicorn)’이라 불렀다면, 이제는 소상공인에게도 라이콘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이 주어진 것이다.
라이콘의 핵심은 단순한 매출 확대가 아니다. 지역의 역사·문화·정체성을 담은 브랜드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상품으로 키워내는 것이다. 전통시장에서 시작한 음식 브랜드가 K-푸드로 자리잡거나, 작은 공방에서 출발한 디자인 제품이 해외 소비자에게 팔리는 것이 대표적인 그림이다. 이는 소상공인을 단순한 생활 기반 경제주체가 아니라, 혁신과 문화 확산의 주체로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다.
글로컬 상권 창출 장점
라이콘 사업은 개별 기업을 넘어 지역 상권 전체로 확장된다. 정부는 ‘글로컬 상권 및 로컬브랜드 창출 사업’을 통해 골목상권을 세계인이 찾는 공간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를 넘어, 관광·문화·체험이 결합된 복합 상권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때 단순히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고유의 문화를 경험하고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다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이는 개별 소상공인의 성장을 넘어 지역 전체를 하나의 글로벌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는 전략이다. 결국 지역 경제를 살리고, 새로운 일자리와 소비 기반을 형성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립스(LIPSⅡ)란?
소상공인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은 자금이다. 좋은 아이디어와 아이템이 있어도 사업화를 위한 자금과 네트워크가 부족하면 확장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가 립스Ⅱ(Local Innovation Project Support Ⅱ)다.
립스Ⅱ는 민간 투자자가 먼저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소상공인에게, 정부가 최대 2억 원의 사업화 보조금을 추가 지원하는 제도다. 이 구조는 민간의 시장 검증과 정부의 후속 지원을 결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히 보조금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입증된 소상공인에게 성장 가속도를 붙여주는 장치이다.
보조금은 단순한 운영자금이 아니라, ▲신제품 개발 ▲브랜드 고도화 ▲스마트 상점 전환 ▲해외 진출 마케팅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립스는 소상공인의 아이디어가 단순히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로 확장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라이콘과 립스의 관계
라이콘과 립스는 성격이 다르지만 상호 보완적이다.
라이콘은 유망한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반면, 립스는 발굴된 기업이 실제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을 담당한다.
결국 라이콘이 소상공인을 ‘내일의 주인공’으로 세운다면, 립스는 그 주인공이 무대 위에서 오래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이다. 두 제도가 맞물리면서 소상공인의 성장 여정은 발굴 → 육성 → 투자·사업화 → 글로벌 진출이라는 단계로 체계화된다.
라이콘과 립스, 왜 중요한가
첫째, 소상공인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K-푸드, K-뷰티, K-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는 지금, 지역의 작은 브랜드도 충분히 해외로 나아갈 수 있다.
둘째, 자금난이라는 현실적 한계를 넘을 수 있다. 민간 투자를 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았는데, 립스는 정부의 자금 지원을 통해 그 간극을 메운다.
셋째, 지역 상권 전체의 활력을 불러온다. 한두 개의 점포 성장으로 끝나지 않고, 관광과 일자리,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참여 방법
라이콘과 립스는 매년 사업 공고를 통해 소상공인의 참여를 받고 있다.
① 강한 소상공인 오디션(라이콘 선발):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모집 공고를 내며, 서류와 발표, 현장 심사를 통해 최종 선발된다.
② 글로컬 상권 창출 사업: 지자체와 협력해 추진되며, 상인회나 협동조합이 중심이 되어 참여할 수 있다.
③ 립스Ⅱ 사업화 지원: 민간 투자 유치가 전제 조건이며, 이후 정부 공고에 따라 신청할 수 있다.
관심 있는 소상공인이라면 반드시 중기부, 소진공, 정책브리핑 사이트를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마무리하며
소상공인은 한국 경제의 뿌리이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혁신과 성장의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 라이콘은 소상공인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립스는 그 가능성을 현실의 성과로 연결한다.
소상공인에게 중요한 것은 하루 매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상권을 세계적 자산으로 키워내는 과정이다. 라이콘과 립스는 그 길을 열어주는 제도이다.
내일의 라이콘 기업은 특정 대기업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도전하는 소상공인일 수 있다. 결국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